갑작스런 집안 몰락으로 고교 진학이 좌절 된지 36년만에 난 한마음 야학에서 여고생이 됐다.
세월호 침몰로 온 국민이 그렇듯 나조차 우울이 극에 달했다. 그냥 집에 있으면 우울이 더할것 같아 노은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려고 나왔다.
평소에 관심없이 지나치던 마트앞 가방 매대에 눈이 간다.
빨간 가방을 어깨에 메 봤다.
이 가방을 언젠가는 메고서 고교 공부를 하러가야지 싶다. 만원을 주고 샀다.
그 후로도 세월호와 함께 방전이 되어 건강이 말이 아니다.
아! 체력이 완전 바닥이구나.
'이 체력을 되살리려면 공부를 해야겠어'싶다.
2008년 국가공인자격증을 따려 벼락치기 공부를 하던 때 초롱초롱해지며 재미있었고, 합격의 영광을 맛봤기에.
6월 10일 한마음 야학에 전화를 걸었다.
교감 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모집중이며 7시에 수업을 한단다.
전화를 한 날 곧바로 야학으로 갔다. 용기를 낸 날 가야 공부를 실행에 옮기겠기에.
수업 시간에 임박하여 도착한 야학에서 교장 선생님의 도움으로 입학원서를 쓰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수업은 열정이 가득한데 나는 기운이 달리고, 머리가 흐릿하여 스트레스다.
다음 날 한의원에 가서 공부하러 다니는 상황과 몸의 상태를 알렸다.
'공부할 수 있는 기운을 달라. 합격 침을 놔달라' 한의사에게 농담같은 간절함을 표했다.
주 3일 정도 야학에 등교하기 전에 한의원에 간다. 침, 뜸, 부항치료와 함께 한의사와 간호사의 응원을 받고 야학에 간다.
그러기를 일주일을 하고나니 선생님의 강의가 머리에 남기 시작하면서 공부가 재밌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원래 달리던 기운이었지만 한의사의 치료를 받으니 공부할 만하다.
그래도 기운이 확 달리는 날이 있다.
수건과 수분 공급용 토마토 하나를 들고 집에서 가까운 산에 갔다.
모기가 반갑다고 과하게 반긴다.
속으로 말했다.
'모기야, 나 공부할 기운 얻으러 산에 왔어. 넌 아기를 위해 내게서 피를 얻고 싶지?
좋은 고등학교에 가려고 과외를 마치고 밤늦게 돌아온 16살이던 나를 앉혀놓고 '너랑 나랑 벌어서~'라고 하시던 36년전 우리 엄마의 눈빛을 난 기억하고 있어.
막내 딸에게 미안하셨을 엄마의 한과 나의 좌절된 여고생으로서의 꿈을 이루어야 해' 모기를 수건으로 부지런히 쫓으며 등산을 했다. 등산화를 벗고 맨발 등산을 1시간 반 동안 하여 산의 기운을 채워서 집으로 왔다.
땀에 젖은 몸은 기운이 제법 생생하다. 땀을 씻고, 부지런히 빨간 가방에 시간표에 맞는 책과 프린터물을 챙긴다.
모 NGO단체장님이 공부할 때 쓰라고 주신 연필 다섯자루와 딸이 싸인해 놓은 영어 공책과 아들이 사준 3색 볼펜을 소중히 가방에 담는다. 나의 고교졸업을 돕는 돋보기 안경도 함께 야학으로 간다
야학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수업할 책을 읽는다. 지하철에서의 집중도는 상당히 높다. 야학에서의 수업도 다른 날에 비해 더 활력이 느껴진다.
기운이 심하게 달리던 또 어느 날 수업을 포기할까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대학생 딸이 용기를 준다. '엄마 오늘 수업 빠지면 다음 수업 따라가기 힘들잖아.'
딸의 말에 힘입어 가방을 메고 야학에 가려고 나왔다.
뙤약볕을 맞으며 걷고, 지하철을 타고, 야학까지 걸을 자신이 없다. 15.000원을 들여 택시로 야학에 갔다.
반석역에서 서대전까지는 지하철이면 족하다.
하지만 심하게 지쳐있는 나를 집앞에서 야학까지 단번에 데려다 줄 택시에 나를 태우는 일이 '나를 돌봐주는 느낌'이다.
야학에 도착하니 개교 25주년 기념식을 한다.
평소보다 꽉찬 학교다. 많은 선생님들이 오셨다.
내 기운 달린 것을 보충이라도 되라는 듯한 잔칫상에 기쁨이 충만해진다.
선생님이 교실로 날라다 주시는 백설기, 쑥떡과 토마토, 자두, 수박을 먹으니 선생님이 주시는 기운조차 먹는 느낌이다.
왼쪽에 앉은 학우가 안 먹는다며 백설기를 준다. 오른쪽에 앉은 학우는 자두 한 알과 자두 한 알을 준다. 정이 한~아름 느껴진다.
내 36년 만에 도전하는 첫 고교 졸업 시험에 여러 선생님들의 열정어린 가르침과 상아탑반 교우들이 함께 있어 시험에 합격할 용기를 낸다.
찐 감자, 떡, 빵, 수박 등 맛난 먹거리를 자주 가져와 나누는 학우들.
나 못지않게 기운이 달려 수업 중 힘들어 하는 학우, 생업에 바빠 수업에 빠지는 학우, 그 외 여러 학우들이 오는 8월 6일 합격을 위해 공부에 매진한다.
난 이번 56일간의 고교 졸업 벼락치기 공부에 성공할 거다.
빨간 가방은 36년전 좌절됐던 고교 진학의 꿈이 결실을 맺게 하고, 내년에 대학 새내기로 바쁠 내 모습을 그려준다.
합격증을 받으면 내 살던 부산으로 여행을 가려한다.
'부산아, 나 고등학교 졸업했어~'라고 외치고 싶다.
♥난 고교 졸업이 늦은 게 아니야 순서가 바뀐거지.^^


갑작스런 집안 몰락으로 고교 진학이 좌절 된지 36년만에 난 한마음 야학에서 여고생이 됐다.
세월호 침몰로 온 국민이 그렇듯 나조차 우울이 극에 달했다. 그냥 집에 있으면 우울이 더할것 같아 노은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려고 나왔다.
평소에 관심없이 지나치던 마트앞 가방 매대에 눈이 간다.
빨간 가방을 어깨에 메 봤다.
이 가방을 언젠가는 메고서 고교 공부를 하러가야지 싶다. 만원을 주고 샀다.
그 후로도 세월호와 함께 방전이 되어 건강이 말이 아니다.
아! 체력이 완전 바닥이구나.
'이 체력을 되살리려면 공부를 해야겠어'싶다.
2008년 국가공인자격증을 따려 벼락치기 공부를 하던 때 초롱초롱해지며 재미있었고, 합격의 영광을 맛봤기에.
6월 10일 한마음 야학에 전화를 걸었다.
교감 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모집중이며 7시에 수업을 한단다.
전화를 한 날 곧바로 야학으로 갔다. 용기를 낸 날 가야 공부를 실행에 옮기겠기에.
수업 시간에 임박하여 도착한 야학에서 교장 선생님의 도움으로 입학원서를 쓰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수업은 열정이 가득한데 나는 기운이 달리고, 머리가 흐릿하여 스트레스다.
다음 날 한의원에 가서 공부하러 다니는 상황과 몸의 상태를 알렸다.
'공부할 수 있는 기운을 달라. 합격 침을 놔달라' 한의사에게 농담같은 간절함을 표했다.
주 3일 정도 야학에 등교하기 전에 한의원에 간다. 침, 뜸, 부항치료와 함께 한의사와 간호사의 응원을 받고 야학에 간다.
그러기를 일주일을 하고나니 선생님의 강의가 머리에 남기 시작하면서 공부가 재밌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원래 달리던 기운이었지만 한의사의 치료를 받으니 공부할 만하다.
그래도 기운이 확 달리는 날이 있다.
수건과 수분 공급용 토마토 하나를 들고 집에서 가까운 산에 갔다.
모기가 반갑다고 과하게 반긴다.
속으로 말했다.
'모기야, 나 공부할 기운 얻으러 산에 왔어. 넌 아기를 위해 내게서 피를 얻고 싶지?
좋은 고등학교에 가려고 과외를 마치고 밤늦게 돌아온 16살이던 나를 앉혀놓고 '너랑 나랑 벌어서~'라고 하시던 36년전 우리 엄마의 눈빛을 난 기억하고 있어.
막내 딸에게 미안하셨을 엄마의 한과 나의 좌절된 여고생으로서의 꿈을 이루어야 해' 모기를 수건으로 부지런히 쫓으며 등산을 했다. 등산화를 벗고 맨발 등산을 1시간 반 동안 하여 산의 기운을 채워서 집으로 왔다.
땀에 젖은 몸은 기운이 제법 생생하다. 땀을 씻고, 부지런히 빨간 가방에 시간표에 맞는 책과 프린터물을 챙긴다.
모 NGO단체장님이 공부할 때 쓰라고 주신 연필 다섯자루와 딸이 싸인해 놓은 영어 공책과 아들이 사준 3색 볼펜을 소중히 가방에 담는다. 나의 고교졸업을 돕는 돋보기 안경도 함께 야학으로 간다
야학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수업할 책을 읽는다. 지하철에서의 집중도는 상당히 높다. 야학에서의 수업도 다른 날에 비해 더 활력이 느껴진다.
기운이 심하게 달리던 또 어느 날 수업을 포기할까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대학생 딸이 용기를 준다. '엄마 오늘 수업 빠지면 다음 수업 따라가기 힘들잖아.'
딸의 말에 힘입어 가방을 메고 야학에 가려고 나왔다.
뙤약볕을 맞으며 걷고, 지하철을 타고, 야학까지 걸을 자신이 없다. 15.000원을 들여 택시로 야학에 갔다.
반석역에서 서대전까지는 지하철이면 족하다.
하지만 심하게 지쳐있는 나를 집앞에서 야학까지 단번에 데려다 줄 택시에 나를 태우는 일이 '나를 돌봐주는 느낌'이다.
야학에 도착하니 개교 25주년 기념식을 한다.
평소보다 꽉찬 학교다. 많은 선생님들이 오셨다.
내 기운 달린 것을 보충이라도 되라는 듯한 잔칫상에 기쁨이 충만해진다.
선생님이 교실로 날라다 주시는 백설기, 쑥떡과 토마토, 자두, 수박을 먹으니 선생님이 주시는 기운조차 먹는 느낌이다.
왼쪽에 앉은 학우가 안 먹는다며 백설기를 준다. 오른쪽에 앉은 학우는 자두 한 알과 자두 한 알을 준다. 정이 한~아름 느껴진다.
내 36년 만에 도전하는 첫 고교 졸업 시험에 여러 선생님들의 열정어린 가르침과 상아탑반 교우들이 함께 있어 시험에 합격할 용기를 낸다.
찐 감자, 떡, 빵, 수박 등 맛난 먹거리를 자주 가져와 나누는 학우들.
나 못지않게 기운이 달려 수업 중 힘들어 하는 학우, 생업에 바빠 수업에 빠지는 학우, 그 외 여러 학우들이 오는 8월 6일 합격을 위해 공부에 매진한다.
난 이번 56일간의 고교 졸업 벼락치기 공부에 성공할 거다.
빨간 가방은 36년전 좌절됐던 고교 진학의 꿈이 결실을 맺게 하고, 내년에 대학 새내기로 바쁠 내 모습을 그려준다.
합격증을 받으면 내 살던 부산으로 여행을 가려한다.
'부산아, 나 고등학교 졸업했어~'라고 외치고 싶다.
♥난 고교 졸업이 늦은 게 아니야 순서가 바뀐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