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설연 선생님 인터뷰(서면)
Q. 안녕하세요 선생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지혜반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박설연입니다. 물리와 지구과학을 주로 맡아서 가르치고 있어요. 우리 한마음야학에서 만드는 잡지의 첫 인터뷰이가 되어 영광입니다.
Q. 야학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할머니 손에 자라서 그런지 어른들에게 관심이 많았어요. 어른들을 어려워하지도 않았고요. 저희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때 전남 산골짜기에 사셨는데 밭일하랴, 일찌감치 결혼해서 아이 낳고 돌보랴, 공부를 길게 하지 못해 그 점을 늘 아쉬워하셨어요. 그런 할머니의 영향이 아닐까 싶어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수년이 흐른 뒤, 친구에게 야학교라는 게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대전에도 있나 찾아보다가 한마음야학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 연락했을 때는 코로나라 수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몇 달 뒤 다시 연락해 시작한 교사 활동도 벌써 만 3년 정도 되었네요.
Q. 야학 봉사를 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이 있으신가요?
A. 늘 보람 있죠. 수업을 마친 뒤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건물 출입문을 잠글 때면 잊지 않고 늘 감사하다고 해주실 때도 보람 있고 한 주를 잘 마무리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또 다른 일로는, 졸업하고 나서도 잊지 않고 종종 연락을 주시는 어머님, 아버님들이 계세요. 가끔 통화를 하거나 만나서 식사를 하기도 하는데, 지혜반, 상아탑반을 거쳐 우리 야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다니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학생분들이 참 멋지고 존경스러우면서도 보람 있어요. 이렇게 귀한 인연을 맺게 되는 야학교라는 곳이 참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Q. 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편이신가요?
A. 저는 운이 좋게도 살면서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대부분 같았어요. 잘해서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는 건지, 좋아해서 많이 하다 보니 잘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어요. 생각해보니 지금 제가 박사과정으로 공부하고 있는 전공은 제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잘하는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짝사랑이랄까. 아무래도 답변을 바꿔야겠어요. 머리로는 잘하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나 봅니다.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그냥 잘하게 될 때까지 하면 되지 않을까요? (웃음)
Q. 야학 밖에서의 선생님 시간이 궁금해요. 선생님의 일주일은 어떤가요?
A. 저는 지금 카이스트 기계공학과의 박사과정 학생으로 재학 중이에요. 평일 대부분의 시간은 학교에 출근하여 연구실에서 보내요. 눈 뜨면 학교에 가고, 이르면 저녁 시간, 보통은 열 시쯤 집에 돌아옵니다. 늦으면 새벽 두세 시쯤 집에 돌아오는 날도 많아요. 그렇지만 바빠도 야학교 가는 날은 꼭 챙기려고 하는 편이에요. 주말에는 결혼 준비를 하고 있어요.
Q. 현재 본인의 상태를 표현하는 다섯 글자는 무엇인가요?
A. 바쁘다바빠
Q. 나를 살리는 말, 나를 죽이는 말
A. 저는 삶이 버거워질 때 노래를 듣고 또 하루 살아갈 힘을 얻어요. 지금 바로 생각나는 건 이한철의 슈퍼스타라는 곡이에요. ‘괜찮아, 잘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너만의 살아가야 할 이유, 그게 무엇이 됐든 후회 없이만 산다면 그것이 슈퍼스타.’ 나를 죽이는 말은… 제가 진심과 최선을 다한 무언가가 완전히 무너지거나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 때 참 힘들더라고요. 일이든 인간관계든 무엇이든지요.
Q. 결혼을 앞두고 계신 예비 신부시잖아요. 요즘 심정이 궁금해요!
A. 박사과정과 병행하려다 보니 정말 바빠서 사실 시간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결혼을 앞두면 설레고 기대되고 행복할 줄 알았는데 워낙 바쁘고 정신이 없다 보니 생각보다 설레고 좋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오히려 그런 부분은 실감이 안 나고 하나의 커다란 과제가 된 느낌? 결혼을 준비하다 보니 양가 조율 등 어려운 부분들이 종종 생기던데 우리 부모님들은 다 어떻게 해결하며 사셨던 건지 존경심이 들어요.
Q. 남자친구와 결혼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요?
A. 남자친구는 잔잔하고 따뜻하고 반듯한 사람이에요. 그 모습에 반해 제가 먼저 다가가 사귀게 되었어요. 만나는 동안에도 별일 없이 무던하고 잔잔하게 만남을 이어왔고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자연스럽게 결혼하겠다는 생각은 늘 있었어요. 그래도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좋겠다고 느꼈던 순간은 종종 있어요. 음식점에 가면 따뜻한 물을 떠다 주는 것, 쿠키를 먹기 좋게 잘라주는 것 같은 다정한 모습을 볼 때도 그렇고요. 감정적이지 않고 차분하게 풀어나가려고 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모습을 볼 때면 이 사람과는 결혼해도 무던하게 오래 함께 지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Q.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선생님의 애완동물 소개와 자랑 부탁드립니다!
A. 만 6살 된 암컷 토끼 칸쵸를 키우고 있어요, 성격 까칠한 우리집 폭력배예요. 앞발로 어찌나 저를 때리는지 몰라요. 칸쵸에게 매일 얻어맞으며 살고 있어요. 토끼가 주인을 알아보는지 종종 궁금해하시는데, 고양이와 거의 비슷해요. 낯선 사람이 오면 긴장하고 숨는데 제가 가면 배 깔고 누워서 쳐다도 안 보죠. 이게 알아보는 거예요. (웃음) 제가 토끼를 수년간 키우며 느낀 건, 토끼도 꽤 똑똑하고 눈치가 빠른 동물이에요. 평소에는 저한테 아는 척도 안 하다가 제가 밥을 주러 들어가면 제 발밑을 빙글빙글 돌며 뛰어다녀요. 그런데 약을 먹이거나 빗질하려고 하면 바로 집에 들어가 숨어요. 배고프면 철장 밑 서랍을 혼자 열어서 사료를 꺼내 먹기도 해요. 생각보다 정말 똑똑해요. 그런데 그만큼 까칠해요. 그게 매력이에요.
박설연 선생님 인터뷰(서면)
Q. 안녕하세요 선생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지혜반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박설연입니다. 물리와 지구과학을 주로 맡아서 가르치고 있어요. 우리 한마음야학에서 만드는 잡지의 첫 인터뷰이가 되어 영광입니다.
Q. 야학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할머니 손에 자라서 그런지 어른들에게 관심이 많았어요. 어른들을 어려워하지도 않았고요. 저희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때 전남 산골짜기에 사셨는데 밭일하랴, 일찌감치 결혼해서 아이 낳고 돌보랴, 공부를 길게 하지 못해 그 점을 늘 아쉬워하셨어요. 그런 할머니의 영향이 아닐까 싶어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수년이 흐른 뒤, 친구에게 야학교라는 게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대전에도 있나 찾아보다가 한마음야학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 연락했을 때는 코로나라 수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몇 달 뒤 다시 연락해 시작한 교사 활동도 벌써 만 3년 정도 되었네요.
Q. 야학 봉사를 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이 있으신가요?
A. 늘 보람 있죠. 수업을 마친 뒤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건물 출입문을 잠글 때면 잊지 않고 늘 감사하다고 해주실 때도 보람 있고 한 주를 잘 마무리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또 다른 일로는, 졸업하고 나서도 잊지 않고 종종 연락을 주시는 어머님, 아버님들이 계세요. 가끔 통화를 하거나 만나서 식사를 하기도 하는데, 지혜반, 상아탑반을 거쳐 우리 야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다니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학생분들이 참 멋지고 존경스러우면서도 보람 있어요. 이렇게 귀한 인연을 맺게 되는 야학교라는 곳이 참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Q. 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편이신가요?
A. 저는 운이 좋게도 살면서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대부분 같았어요. 잘해서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는 건지, 좋아해서 많이 하다 보니 잘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어요. 생각해보니 지금 제가 박사과정으로 공부하고 있는 전공은 제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잘하는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짝사랑이랄까. 아무래도 답변을 바꿔야겠어요. 머리로는 잘하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나 봅니다.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그냥 잘하게 될 때까지 하면 되지 않을까요? (웃음)
Q. 야학 밖에서의 선생님 시간이 궁금해요. 선생님의 일주일은 어떤가요?
A. 저는 지금 카이스트 기계공학과의 박사과정 학생으로 재학 중이에요. 평일 대부분의 시간은 학교에 출근하여 연구실에서 보내요. 눈 뜨면 학교에 가고, 이르면 저녁 시간, 보통은 열 시쯤 집에 돌아옵니다. 늦으면 새벽 두세 시쯤 집에 돌아오는 날도 많아요. 그렇지만 바빠도 야학교 가는 날은 꼭 챙기려고 하는 편이에요. 주말에는 결혼 준비를 하고 있어요.
Q. 현재 본인의 상태를 표현하는 다섯 글자는 무엇인가요?
A. 바쁘다바빠
Q. 나를 살리는 말, 나를 죽이는 말
A. 저는 삶이 버거워질 때 노래를 듣고 또 하루 살아갈 힘을 얻어요. 지금 바로 생각나는 건 이한철의 슈퍼스타라는 곡이에요. ‘괜찮아, 잘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너만의 살아가야 할 이유, 그게 무엇이 됐든 후회 없이만 산다면 그것이 슈퍼스타.’ 나를 죽이는 말은… 제가 진심과 최선을 다한 무언가가 완전히 무너지거나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 때 참 힘들더라고요. 일이든 인간관계든 무엇이든지요.
Q. 결혼을 앞두고 계신 예비 신부시잖아요. 요즘 심정이 궁금해요!
A. 박사과정과 병행하려다 보니 정말 바빠서 사실 시간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결혼을 앞두면 설레고 기대되고 행복할 줄 알았는데 워낙 바쁘고 정신이 없다 보니 생각보다 설레고 좋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오히려 그런 부분은 실감이 안 나고 하나의 커다란 과제가 된 느낌? 결혼을 준비하다 보니 양가 조율 등 어려운 부분들이 종종 생기던데 우리 부모님들은 다 어떻게 해결하며 사셨던 건지 존경심이 들어요.
Q. 남자친구와 결혼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요?
A. 남자친구는 잔잔하고 따뜻하고 반듯한 사람이에요. 그 모습에 반해 제가 먼저 다가가 사귀게 되었어요. 만나는 동안에도 별일 없이 무던하고 잔잔하게 만남을 이어왔고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자연스럽게 결혼하겠다는 생각은 늘 있었어요. 그래도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좋겠다고 느꼈던 순간은 종종 있어요. 음식점에 가면 따뜻한 물을 떠다 주는 것, 쿠키를 먹기 좋게 잘라주는 것 같은 다정한 모습을 볼 때도 그렇고요. 감정적이지 않고 차분하게 풀어나가려고 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모습을 볼 때면 이 사람과는 결혼해도 무던하게 오래 함께 지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Q.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선생님의 애완동물 소개와 자랑 부탁드립니다!
A. 만 6살 된 암컷 토끼 칸쵸를 키우고 있어요, 성격 까칠한 우리집 폭력배예요. 앞발로 어찌나 저를 때리는지 몰라요. 칸쵸에게 매일 얻어맞으며 살고 있어요. 토끼가 주인을 알아보는지 종종 궁금해하시는데, 고양이와 거의 비슷해요. 낯선 사람이 오면 긴장하고 숨는데 제가 가면 배 깔고 누워서 쳐다도 안 보죠. 이게 알아보는 거예요. (웃음) 제가 토끼를 수년간 키우며 느낀 건, 토끼도 꽤 똑똑하고 눈치가 빠른 동물이에요. 평소에는 저한테 아는 척도 안 하다가 제가 밥을 주러 들어가면 제 발밑을 빙글빙글 돌며 뛰어다녀요. 그런데 약을 먹이거나 빗질하려고 하면 바로 집에 들어가 숨어요. 배고프면 철장 밑 서랍을 혼자 열어서 사료를 꺼내 먹기도 해요. 생각보다 정말 똑똑해요. 그런데 그만큼 까칠해요. 그게 매력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