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들에게 한 자랑 글을 올려 봅니다.)
자랑 하나 할까?
난 강원도 화천여중에 입학했고, 4월부터 경주 내남중학교, 2학년부터 부산 구포여자중학교를 다녔지.
중1 때 내가 무척 좋아한 선생님이 물상, 국어, 한문 선생님이었어. 선생님을 좋아하니 교과마저 재미있어서 물상 빼고 거의 백 점이었어.
그 중 물상 선생님을 엊그제 야학 한글반 학생들이랑 간 소풍에서 만났어. 전 전국문해협의회 회장이었고,현재도 문해 사업에 몸 담고 있고, 현직 경주문화원장으로 계시는...
딱딱한 물상 수업이라 느껴지지 않을만큼 영화, 소설 얘기를 수업 중에 실감나도록 모션을 써 가면서 재밌게 해 주시던 분이었어.
그리고 내 자존감을 올려 주신 분이기도 해. 눈이 빠꿈하다, 코납짹이다, 입이 툭 튀어나왔다 등으로 놀림을 많이 받아(가족으로부터 가장 상처를 많이 받는 것 같아) 내 모습에 대한 자존감이 많이 낮은 때였어.
신체 검사를 하는 날이었지.
물상 선생님이 청력 검사 담당이셨어. 당신의 손목시계를 벗어서 내 왼쪽 귀에 대셨어.
'들리나?'
'예.'
'가 귀 잘 생깄다야.'
불과 2~3초 간 하신 물상 선생님의 이 말씀으로 난 평생 귀 잘 생긴 사람으로 살고 있어. 놀림받던 눈, 코, 입에 대한 것을 상쇄되게 하고 평생의 큰 밑천을 주신 선생님을 41년 만에 만났어.
선생님께 귀 얘기를 했더니 '낮은 자의 소리를 잘 들었겠구나.'하시더라. '전국 야학인 중에 내남 제자가 스승이라~'라고 하고, 대전에 모임이 있어 종종 오신다고도 하고, 우리 야학 교장 선생님도 잘 아시고...
중간고사를 하루 앞두고 야학 소풍을 가는 일이 무리였지. 한글반 학생들의 소풍이니 내 공부할 몫을 좀 덜어 우리 반 학생들과 함께 해야겠다 싶어 소풍에 함께했지. 대신 밤에 두 시간만 잠자며 시험 공부를 해 두고. 이 바람에 소풍 내내 엄청 졸았어.
내가 좋아했던 선생님을 만나려고 소풍을 가게 됐나 봐. 기운은 당기잖아.
교장 선생님한테 말했지. '이러려고 저한테 야학 교사 하러 오라고 하셨군요.'라고.^^
'잘'이 뭘까? 아직 잘 모르겠지만 41년 전에 우리를 '잘'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처럼, '잘' 가르치는 교사가 돼야겠어.
내가 하도 못생겨서 귀 잘 생겼다는 말로 자존감을 올려 주시려고 그런 말씀을 하셨을지, 선생님 눈이 잠시 삐어서 그렇게 보였을지, 어떨지라도 선생님의 그 말씀 한 마디가 내 평생 밑천이 됐다.
(중학교 동창들에게 한 자랑 글을 올려 봅니다.)
자랑 하나 할까?
난 강원도 화천여중에 입학했고, 4월부터 경주 내남중학교, 2학년부터 부산 구포여자중학교를 다녔지.
중1 때 내가 무척 좋아한 선생님이 물상, 국어, 한문 선생님이었어. 선생님을 좋아하니 교과마저 재미있어서 물상 빼고 거의 백 점이었어.
그 중 물상 선생님을 엊그제 야학 한글반 학생들이랑 간 소풍에서 만났어. 전 전국문해협의회 회장이었고,현재도 문해 사업에 몸 담고 있고, 현직 경주문화원장으로 계시는...
딱딱한 물상 수업이라 느껴지지 않을만큼 영화, 소설 얘기를 수업 중에 실감나도록 모션을 써 가면서 재밌게 해 주시던 분이었어.
그리고 내 자존감을 올려 주신 분이기도 해. 눈이 빠꿈하다, 코납짹이다, 입이 툭 튀어나왔다 등으로 놀림을 많이 받아(가족으로부터 가장 상처를 많이 받는 것 같아) 내 모습에 대한 자존감이 많이 낮은 때였어.
신체 검사를 하는 날이었지.
물상 선생님이 청력 검사 담당이셨어. 당신의 손목시계를 벗어서 내 왼쪽 귀에 대셨어.
'들리나?'
'예.'
'가 귀 잘 생깄다야.'
불과 2~3초 간 하신 물상 선생님의 이 말씀으로 난 평생 귀 잘 생긴 사람으로 살고 있어. 놀림받던 눈, 코, 입에 대한 것을 상쇄되게 하고 평생의 큰 밑천을 주신 선생님을 41년 만에 만났어.
선생님께 귀 얘기를 했더니 '낮은 자의 소리를 잘 들었겠구나.'하시더라. '전국 야학인 중에 내남 제자가 스승이라~'라고 하고, 대전에 모임이 있어 종종 오신다고도 하고, 우리 야학 교장 선생님도 잘 아시고...
중간고사를 하루 앞두고 야학 소풍을 가는 일이 무리였지. 한글반 학생들의 소풍이니 내 공부할 몫을 좀 덜어 우리 반 학생들과 함께 해야겠다 싶어 소풍에 함께했지. 대신 밤에 두 시간만 잠자며 시험 공부를 해 두고. 이 바람에 소풍 내내 엄청 졸았어.
내가 좋아했던 선생님을 만나려고 소풍을 가게 됐나 봐. 기운은 당기잖아.
교장 선생님한테 말했지. '이러려고 저한테 야학 교사 하러 오라고 하셨군요.'라고.^^
'잘'이 뭘까? 아직 잘 모르겠지만 41년 전에 우리를 '잘'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처럼, '잘' 가르치는 교사가 돼야겠어.
내가 하도 못생겨서 귀 잘 생겼다는 말로 자존감을 올려 주시려고 그런 말씀을 하셨을지, 선생님 눈이 잠시 삐어서 그렇게 보였을지, 어떨지라도 선생님의 그 말씀 한 마디가 내 평생 밑천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