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나눔 공간


오랜만이에요~

한마음야학 관리자
2020-03-03
조회수 391

제목에 오랜만이에요^^ 라고 눈웃음 남겼다가, 왠지 웃음 이모티콘도 남기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에 얼른 고쳤어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심란한 시기, 다들 어떻게 지내시나요? 저는 3월 부터 산전 휴직을 신청해서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쉬고 있어요. 

주변에 계신 출산, 육아 선배님들로부터 아기 낳으면 정말 지옥문 열린다, 뱃속에 있을때가 좋았다라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들어왔던지라, 출산 전까지의 황금같은 시간을 마음껏 누려야 되는데, 코로나로 인해 얼어붙은 경기와 두려움과 걱정 가득한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무겁네요.


출산하면 정신없어서 육아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주변 친구의 조언에 따라, 마스크 쓰고 서점에 가서 육아책 한 권을 구매했어요. 육아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실용적인 내용이 실려 있는데, 그 중 한 챕터에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네요. 6세까지 시기별로 아이에게 책을 접하게 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 터라, 지금 읽어봐도 아이가 6세가 될 때까지 기억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서 그냥 눈으로 슥 읽다가, 문득 나도 책을 참 좋아하던 사람이었다는 게 떠올랐어요. 


지금은 책을 읽기 보다는, 핸드폰으로 인터넷에 올라오는 쓰잘데기 없는 글을 훨씬 더 많이 읽지만, 분명 저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즈음, 집 근처 25분 거리에 도서관이 생긴다는 소식에 매일 3권씩 책을 대출해서 읽어야겠다는 야무진 다짐을 했던 아이였고, 고등학교 때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이 끝나고 다음 날 야자 시간에는 시험공부 하느라 미뤄두었던 책을 읽으며 마음에 평화를 찾곤 했으니까요. 그런 저를 보며 ‘너는 시험이 끝났는데 책이 읽고 싶어?’ 라고 신기해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나는 책을 왜 좋아하게 되었지...?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집에 책이 많지는 않았어요. 부모님 두 분 모두 아무런 지원 없이 가족을 꾸리셔야 했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매우 꼼꼼하게 설계하고 실천하시느라 정말 검소한 생활을 하셨거든요. 엄마가 책을 참 좋아하셔서 엄마랑 같이 손 잡고 헌책방에서 책을 천원, 이천원 주고 샀던 기억이 나요. 서점에서 사는 신간 도서는 가-끔 누릴 수 있는 사치였죠. 엄마는 오빠 문학 교과서에 실려 있는 이야기도 좋아했고, 학습지를 1년 신청하면 주는 문학 전집도 좋아하셨어요. 저는 엄마를 너무 사랑해서, 엄마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책을 좋아하게 된 거 같아요. 


책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엄마가 집에 사 놓으신 책은 참 좋은 책들이었어요. 이야기 탈무드, 만화 명심보감은 아마 30번도 더 읽었을 거에요. 책 속에 담긴 지혜가 백퍼센트 발현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제 삶의 가치관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었겠죠? 뱃속에 있는 양양이가 태어났을 때, 좋은 책을 골라주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육아책에 나온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비법 덕분이 아니라, 제가 그랬듯이, 양양이도 저를 보며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말을 하는 상상을 해보아요.


책 이야기를 하다보니 한마음 독서모임이 생각나네요. 저는 한정된 장르의 책만 읽는 편이어서, 야학 선생님들이 추천해주신 여러 가지 장르의 책을 접할 수 있어서 참 좋았는데... 생각해보니 현섭샘도 독서 모임에서 알게 되었네요. ^^;


밤 늦은 시간, 감성에 취해 옛 생각에 잠겨 끄적여봤어요. 글 마치기 전에 집에 콕 박혀 있어서 많이 답답하실텐데, 따뜻한 책 읽으시며 마음의 평안을 얻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가 좋아했던(하는) 책 몇 권 적어 볼게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책도둑 (마커스 주삭) 

책은 도끼다

아무도 외롭지 않게 (내가 만난 엄마들) - 최근에 친구가 추천해줬어요!

전혀어렵지않고술술읽히는책인지라가벼운마음으로읽어보시길! 


P.S. 저 예전에 아이슬란드에 오로라 보러 여행갔을 때, 날씨 때문에 결국 오로라 못보고 귀국해야 했어요. 아쉬운 마음과 함께 출국 준비 짐을 정리하는데, 여권이 없어졌더라구요ㅠㅠ 결국 비행기를 놓치고ㅠㅠ 강제로 아이슬란드에 하루 더 머물러야 했고, 다행히 제가 들렸던 상점에서 여권을 찾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날 밤!!! 오로라를 보았어요...! 

많이 힘든 시기이지만 Bad things will turn out for good. 오늘도 편안한되시고건강챙기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