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단을 배우고 싶어 하는 분이 있어요.'라며 학생들에게 구구단을 가르칠 것을 교감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교실에 가니 크고 굵은 글씨로 A4 넉 장에 구구단이 인쇄 된 것이 책상마다 놓여 있다. 구구단표를 본 학생 중 한 명이 말한다.
'난 구구단 땜에 학교에 못 다녔어요. 구구단 못한다고 선생님이 얼마나 때리던지...
나중에 그 선생님 (멱살을 쥐는 모션을 취하며)멱살을 잡으러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할머니 늙어서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아! 학교에 못 다니게 된 계기가, 때리는 선생님이 무서워서였구나가 확인 되는 순간이다.
살면서 공부 못한 갑갑함이 얼마나 많았으랴. 까막눈의 갑갑함이 분노로 바뀌어 올라올 때 그 교사에게 분노를 터뜨리러 가고 싶었던 심정이었던 것이다.
한글을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운전면허증을 따느라 고생한 얘기를 하며 여러 개의 면허증을 딴 것을 자랑스레 다른 학생들과 내게 보여 준 학생이다.
구구단의 의미부터 말해 주었다.
2x1=2 이것은 2가 한 번 있다는 뜻이고, 2x2=4 이것은 2가 두 번 있다는 뜻이다, 2x5=10은 2가 다섯 번 들어 있으며 2+2+2+2+2=10과 같다, 덧셈식일 때 이렇게 긴 것을 간단히 줄여서 쓰고 계산할 수 있는 게 곱셈식임을 말해 주었다. 이렇게 말해 주니 학생들의 표정이 신기한 듯 좋아 보인다.
2x0=얼마일까요?라고 물으니 0이라고 대답하는 학생이 한 명 있다. '구구단 때문에 학교에 못 다니게 됐다는 그 학생'이다. 칭찬을 많이많이 해 주었다.
한글 수업을 한 후 구구단을 2단부터 9단까지 내가 먼저 읽고 학생들이 따라 읽었다.
한글 수업 때, 남 앞에서 말하는 것이 힘든 것을 호소했던 학생(가장 한글을 잘 알고, 무지개반에서 용기가 가장 큰 학생)에게 앞에 나와 구구단을 읽으라고 했고, 난 그 학생의 책상에 앉았다. 그 학생이 먼저 구구단을 읽고, 나와 학생들이 따라 읽었다.
출석한 일곱 명의 학생들에게도 구구단을 혼자 읽게 하고, 우리 모두 따라 읽었다. 이렇게 하는 건 자신감을 주기 위함이다.
매번 수업할 때 구구단을 읽자고 말했다.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자꾸 읽으면 몸이 저절로 기억한다고 했다. 외워야 한다는 압박감을 덜어 주고자 함이다. 학생들이 좋아한다.
다음 수업 때, '구구단 땜에 학교를 못 다니게 됐던 학생'을 특히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구구단으로 시작된 공부에 대한 한이 지금이라도 풀려 9살, 10살 무렵의 자신을 스스로 다독이고, 자신을 까막눈으로 살게 만든 교사에 대한 분노를 풀어 마음이 편안할 수 있게.
학생을 때린 교사는 학생이 학교를 그만 둘만큼 큰일이라고 생각이 안 됐을 것이나 학생은 그것이 학교에 못 갈만큼 큰일이었던 것이다.
나의 어떤 행위가 남의 인생에 어떤 작용을 하게 될 것인가를 염두에 두며 잘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초등학교 2학년과 3학년 때, 두 살 많은 동급생들이 때려서 그들의 무서움에 학교에 못 갈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다행히도 엄마가 달래거나 혼내서 학교까지 수없이 데려다 주셨다. 그 덕에 초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했다.
위의 남학생이 경험한 학교에 대한 두려움이 내가 경험한 두려움과 같다.
이 학생에게 우리 교실에서 구구단을 잘할 수 있는 학생으로 용기를 주어 학생들에게 구구단 읽기를 리드하는 학생이 되도록 도와야겠다. '구구단 선생님'이 탄생 되게...
'구구단을 배우고 싶어 하는 분이 있어요.'라며 학생들에게 구구단을 가르칠 것을 교감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교실에 가니 크고 굵은 글씨로 A4 넉 장에 구구단이 인쇄 된 것이 책상마다 놓여 있다. 구구단표를 본 학생 중 한 명이 말한다.
'난 구구단 땜에 학교에 못 다녔어요. 구구단 못한다고 선생님이 얼마나 때리던지...
나중에 그 선생님 (멱살을 쥐는 모션을 취하며)멱살을 잡으러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할머니 늙어서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아! 학교에 못 다니게 된 계기가, 때리는 선생님이 무서워서였구나가 확인 되는 순간이다.
살면서 공부 못한 갑갑함이 얼마나 많았으랴. 까막눈의 갑갑함이 분노로 바뀌어 올라올 때 그 교사에게 분노를 터뜨리러 가고 싶었던 심정이었던 것이다.
한글을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운전면허증을 따느라 고생한 얘기를 하며 여러 개의 면허증을 딴 것을 자랑스레 다른 학생들과 내게 보여 준 학생이다.
구구단의 의미부터 말해 주었다.
2x1=2 이것은 2가 한 번 있다는 뜻이고, 2x2=4 이것은 2가 두 번 있다는 뜻이다, 2x5=10은 2가 다섯 번 들어 있으며 2+2+2+2+2=10과 같다, 덧셈식일 때 이렇게 긴 것을 간단히 줄여서 쓰고 계산할 수 있는 게 곱셈식임을 말해 주었다. 이렇게 말해 주니 학생들의 표정이 신기한 듯 좋아 보인다.
2x0=얼마일까요?라고 물으니 0이라고 대답하는 학생이 한 명 있다. '구구단 때문에 학교에 못 다니게 됐다는 그 학생'이다. 칭찬을 많이많이 해 주었다.
한글 수업을 한 후 구구단을 2단부터 9단까지 내가 먼저 읽고 학생들이 따라 읽었다.
한글 수업 때, 남 앞에서 말하는 것이 힘든 것을 호소했던 학생(가장 한글을 잘 알고, 무지개반에서 용기가 가장 큰 학생)에게 앞에 나와 구구단을 읽으라고 했고, 난 그 학생의 책상에 앉았다. 그 학생이 먼저 구구단을 읽고, 나와 학생들이 따라 읽었다.
출석한 일곱 명의 학생들에게도 구구단을 혼자 읽게 하고, 우리 모두 따라 읽었다. 이렇게 하는 건 자신감을 주기 위함이다.
매번 수업할 때 구구단을 읽자고 말했다.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자꾸 읽으면 몸이 저절로 기억한다고 했다. 외워야 한다는 압박감을 덜어 주고자 함이다. 학생들이 좋아한다.
다음 수업 때, '구구단 땜에 학교를 못 다니게 됐던 학생'을 특히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구구단으로 시작된 공부에 대한 한이 지금이라도 풀려 9살, 10살 무렵의 자신을 스스로 다독이고, 자신을 까막눈으로 살게 만든 교사에 대한 분노를 풀어 마음이 편안할 수 있게.
학생을 때린 교사는 학생이 학교를 그만 둘만큼 큰일이라고 생각이 안 됐을 것이나 학생은 그것이 학교에 못 갈만큼 큰일이었던 것이다.
나의 어떤 행위가 남의 인생에 어떤 작용을 하게 될 것인가를 염두에 두며 잘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초등학교 2학년과 3학년 때, 두 살 많은 동급생들이 때려서 그들의 무서움에 학교에 못 갈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다행히도 엄마가 달래거나 혼내서 학교까지 수없이 데려다 주셨다. 그 덕에 초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했다.
위의 남학생이 경험한 학교에 대한 두려움이 내가 경험한 두려움과 같다.
이 학생에게 우리 교실에서 구구단을 잘할 수 있는 학생으로 용기를 주어 학생들에게 구구단 읽기를 리드하는 학생이 되도록 도와야겠다. '구구단 선생님'이 탄생 되게...